


2021.05.22 @학전블루 소극장
2004년 1월, 대학 입시가 끝나고 제일 먼저 보고 싶었던 공연은 "지하철 1호선" 이었고, 민지와 승현이를 꼬셔서 같이 보러 갔었다. 당시 워낙 유명한 뮤지컬이기도 했고, 뮤지컬에 막 관심을 갖게 된 때라 그 때 본공연의 임팩트는 대단했고, 그동안 나에게 대학로에서 본 뮤지컬 중 으뜸은 단연 "지하철 1호선"과 "빨래" 였다.
1994년 초연 이래 현재까지 롱런하고 있는 뮤지컬인데 아직 남표니가 못 봤다고 해서, 공연 티켓을 예매하려고 보니 그동안 공연을 2년 간 쉬었다가 5월부터 다시 공연이 시작된다고 해서 티겟 오픈일을 기다렸다가 얼리버드 찬스로 예매를 했다.
첫 공연을 본 지가 거의 20년 전이다 보니, 예전에 공연을 봤던 극장도 위치가 바뀐거 같고, 무대도 예전보다 작게 느껴졌다. 그 사이 세월이 이렇게 변했구나 하고 생각이 든게, 뮤지컬의 배경인 98년 IMF 경제 위기 시절이 벌써 초등학생 일 때 일이고, 청량리 588 거리도 역사속으로 사라졌고, https://www.sedaily.com/NewsVIew/22L3V7VMQZ),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시그니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지하철에서 신문 보는 장면 (아래) 또한 이제는 핸드폰을 보는 시대가 되어 역사 속 한 장면이 되어버렸다.

지하철 1호선을 통해 비춰진 다양한 서울 사람들의 모습, 특히 소시민들의 삶은 더 나아졌을까? 30년이 지난 2020년 현재의 서울 (한국) 여전히 빠르게 계속 변화하고 있다. 인프라는 당연히 예전보다 더 좋아졌지만, 그 당시에는 개념 조차 없었던 '미세먼지'를 신경써야 하고, 청년 실업의 터널은 끝이 보이질 않고,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다는 슬픈 현실..
오랜만에 본 소극장 뮤지컬이라 배우들의 연기를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어서 느낌이 새로웠지만 공연장이 좀 추웠고, 가끔 가사가 잘 안 들리기도 하고, 과거 이야기라 조금 더 현재의 이야기로 각색이 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, 그리고 음악에서 살짝 지루함이 느껴져서처음 지하철 1호선 공연을 봤을 때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해 여러모로 아쉬웠던 공연이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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